IB2026년 8월 28일

채드윅 IB 수학, DP 2년은 그 전에 갈린다

DP 2년의 결과는 시작 전에 상당 부분 갈립니다. 채드윅 학생이 DP 진입 전 두 해에 무엇을 끝내 두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박세준
채드윅 IB 수학, DP 2년은 그 전에 갈린다

"학교에서는 잘한다고 하는데, DP 올라가서 7점이 나올지 모르겠어요."

송도 채드윅 학부모님께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성적표도 교사 코멘트도 좋은데 마음이 놓이지 않는 상태. 무엇이 잘못됐는지 짚을 수는 없는데, 아이가 지금 잘 가고 있다는 확신도 들지 않습니다. 매쓰이터(Mathiter)에서 8년째 국제학교 수학 과외를 해 보니, 이 불안에는 대개 근거가 있습니다. 지금 받는 평가와 2년 뒤 DP가 재는 것이 서로 다른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성적표는 지금의 평가를 반영할 뿐, 2년 뒤의 평가를 예고하지 않습니다.

DP 진입을 앞둔 국제학교 학생이 잘 정리된 수학 노트를 앞에 두고 잠시 멈춰 있는 모습DP 진입을 앞둔 국제학교 학생이 잘 정리된 수학 노트를 앞에 두고 잠시 멈춰 있는 모습

채드윅 IB 수학 — DP 2년은 시작 전에 갈립니다

채드윅은 IB 연속 프로그램 학교로, G11–G12에 IB Diploma1 경로를 고르면 DP 2년이 시작됩니다. 그 2년은 흔히 "이제부터 진짜 시작"으로 여겨지지만, 제가 본 실제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DP는 새로 쌓는 시간이 아니라 앞의 두 해에 쌓아 둔 것을 꺼내 쓰는 시간입니다.

DP 2년이 그만큼 빡빡하기 때문입니다. 여섯 과목을 동시에 굴리면서 IA와 Core 과제가 겹치고, 마지막 해에는 대학 지원까지 겹칩니다. 이 상태에서 "대수 계산이 느리다"거나 "영어로 풀이를 못 쓴다" 같은 기초 문제를 새로 잡을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DP에서 무너지는 학생을 봐도 원인이 DP 내용 자체인 경우는 오히려 드물었습니다. 대개는 그 전에 채워지지 않은 채 넘어온 것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채드윅 한 학교의, DP 직전 두 해만 봅니다. 학교마다 커리큘럼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가 필요하시면 채드윅·KIS·SIS·NLCS 수학 로드맵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DP에 올라가면 평가의 무게중심이 옮겨갑니다

지금의 수학 평가는 교내에서 끝납니다. 탐구 과제와 서술형 답안, 수업에서 보여 준 과정이 함께 반영되고, 무엇보다 채점하는 사람이 아이를 압니다. 무엇을 알고 어디서 실수했는지를 교사가 그런 사정을 감안해 줍니다.

DP는 다릅니다. 성적 대부분이 외부 시험이고 20%가 IA2이며, 외부 시험은 마지막 해 5월 May session3에 몰립니다. 채점자는 아이를 모르고, 채점자가 아이에 대해 아는 것은 답안지 한 장이 전부입니다. "이해했다"가 아니라 종이에 남긴 것만 점수가 됩니다.

이 차이는 집에서도 눈으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자녀의 최근 시험지와 IB 형식 연습 문제의 답안을 나란히 펴 보십시오. 교내 답안은 보통 결론 위주로 짧습니다. 답이 맞으면 그것으로 충분했으니까요. 반면 외부 시험 답안은 결론에 이르는 각 단계가 줄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부분점수4가 붙는 자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쓰려는 방법을 식으로 밝힌 줄, 그 식에 값을 대입한 줄, 정리해서 답을 낸 줄 — 이런 단계마다 점수가 배정됩니다. 암산으로 세 단계를 건너뛰고 정답만 적으면 정답에 붙은 점수만 받고 과정 점수는 통째로 사라집니다.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건 마지막 계산을 틀렸을 때입니다. 과정을 쓴 학생은 대부분의 점수를 지키지만, 답만 쓴 학생은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DP 진입 전 두 해에 그래서 맞은 문제도 풀이를 끝까지 쓰는 습관을 이 두 해에 붙여야 합니다. 이건 실력이 아니라 훈련의 문제라서 지금은 어렵지 않게 붙지만, DP에 들어간 뒤에는 고치는 데 몇 배가 듭니다.

“이해했다”가 아니라 종이에 남긴 것만 점수가 된다 — 답만 적은 답안과 단계가 남은 답안의 차이“이해했다”가 아니라 종이에 남긴 것만 점수가 된다 — 답만 적은 답안과 단계가 남은 답안의 차이

AA·AI, HL·SL은 난이도가 아니라 전공으로 정합니다

IB DP 수학은 네 트랙입니다5. 상담에서 먼저 나오는 질문은 거의 항상 "우리 아이가 HL을 따라갈 수 있느냐"인데, 그건 두 번째 질문입니다. 첫 번째는 자녀가 지원할 전공이 무엇을 요구하느냐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따라갈 만한 트랙을 골랐다가 지원 단계에서 자격이 모자라 되돌아오는 일이 생기고, DP가 시작된 뒤의 트랙 변경은 진도상 대가가 큽니다.

전공군으로 나누면 대체로 이렇게 갈립니다.

  • 수학·물리·공학·컴퓨터 — 미적분의 깊이를 직접 요구하는 영역이라 대개 AA HL로 모입니다. 선택이라기보다 전제에 가깝습니다.
  • 경제·경영·자연과학 — 학교와 지역에 따라 갈립니다. 계량을 깊게 다루는 경제학과는 AA를 기대하는 경우가 있고, 데이터·통계 비중이 큰 과정은 AI로도 열려 있습니다.
  • 인문·사회·예술 — 수학 트랙보다 다른 과목 조합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무리해서 HL을 고르면 오히려 전체 점수가 깎입니다.

다만 특정 대학의 요구 조건을 여기서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요강은 학과 단위로 다르고 해마다 바뀝니다. 대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자녀가 후보로 두는 학과의 공식 입학 요강에서 세 가지를 찾아 보십시오 — ① 수학이 필수 과목인지 권장 과목인지, ② AA와 AI를 구분해 명시하는지 아니면 "Mathematics"로만 적는지, ③ HL을 요구하는지 SL도 인정하는지. 이 세 가지를 확인하면 트랙이 정해집니다.

학교의 과목 선택 절차와 마감은 학교마다 다르니 반드시 학교 안내로 확인하시고, 가정에서 준비할 것은 "어느 방향으로 갈 아이인가"에 대한 대략의 합의입니다.

트랙은 난이도가 아니라 목표 전공으로 정한다 — “HL을 따라갈 수 있을까”보다 “지원할 전공이 무엇을 요구하는가”가 먼저트랙은 난이도가 아니라 목표 전공으로 정한다 — “HL을 따라갈 수 있을까”보다 “지원할 전공이 무엇을 요구하는가”가 먼저

한국 수학을 하다 온 학생이 IB DP 수학 준비에서 새는 곳

IB 수학 과외에서 답안지를 받아 보면, 채드윅 국제학교 수학에서 점수가 새는 자리는 꽤 일정합니다. 한국 수학과 국제학교 수학을 둘 다 가르쳐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 한국 과정은 정확하고 빠르게 답을 내는 훈련은 아주 잘 시키는 대신, 답에 이르는 사고를 문장으로 남기는 훈련은 거의 시키지 않습니다. 아래 세 구멍이 전부 이 한 문장에서 나옵니다.

계산은 훈련됐고 그 계산을 왜 그렇게 했는지 남기는 훈련은 안 됐다 — 대수의 속도·함수 감각·논증 서술 세 구멍계산은 훈련됐고 그 계산을 왜 그렇게 했는지 남기는 훈련은 안 됐다 — 대수의 속도·함수 감각·논증 서술 세 구멍

1. 대수의 속도와 정확도

집에서 보이는 모습. 문제는 맞는데 시간이 늘 부족합니다. 시험지 뒷장이 비어 있고 "시간만 있었으면 다 풀었다"는 말이 반복됩니다.

왜 생기나. 계산 자체는 강한데, 영어로 된 문제를 읽어 내는 데 시간을 다 쓰고 나서야 계산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DP는 대수를 목적이 아니라 도구로 씁니다. 지수·로그·인수분해는 문제의 본론이 아니라 본론으로 가는 통로인데, 그 통로에서 매번 흔들리면 정작 묻는 부분에 쓸 시간이 없습니다.

어떻게 메우나. 하루 10분, 계산기 없이 지수·로그·인수분해만 반복합니다. 새 개념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반응 속도를 만드는 시간입니다.

Given that log2x+log2(x2)=3\log_2 x + \log_2 (x-2) = 3, find the exact value of xx.

여기서 함정은 exact value입니다. 계산기로 근을 구해 소수로 적으면 값이 맞아도 요구를 어긴 것이라 점수가 깎입니다. 로그 법칙으로 묶어 이차식으로 만들고, 정의역에 맞지 않는 근을 버리는 과정까지 남겨야 합니다.

2. 함수 감각과 GDC 의존

집에서 보이는 모습. 계산기를 덮으면 그래프를 못 그립니다. 이차함수까지는 그리는데 유리함수나 지수함수로 가면 멈춥니다.

왜 생기나. 한국 과정에서도 그래프를 배우지만 대개 식을 정리해 개형을 유도하는 방식이고, 정해진 유형 안에서 반복됩니다. 반면 IB는 GDC6를 정식 도구로 인정하기 때문에, 학생이 그래프를 이해하지 않고도 화면으로 확인하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 상태로 두 해가 지나면 계산기를 못 쓰는 시험에서 정확히 드러납니다.

어떻게 메우나. 계산기는 확인용으로만 씁니다. 먼저 손으로 개형을 예측해 그리고 그다음에 계산기로 맞춰 보는 순서를 고정하면, 한 학기 안에 감각이 붙습니다.

Sketch the graph of f(x)=2x1x+3f(x)=\dfrac{2x-1}{x+3} without the use of a calculator, stating the equations of both asymptotes.

점근선을 묻는 건 결국 개형을 이해했는지 보는 겁니다. x=3x=-3에서 수직으로, y=2y=2에서 수평으로 갈라지는 그림이 머릿속에 먼저 있어야 답이 나옵니다.

손으로 그린 함수 그래프 옆에 엎어 둔 그래핑 계산기 — 확인보다 먼저 스스로 그려 보는 순서손으로 그린 함수 그래프 옆에 엎어 둔 그래핑 계산기 — 확인보다 먼저 스스로 그려 보는 순서

3. 논증을 문장으로 쓰는 훈련

집에서 보이는 모습. "왜 그렇게 풀었는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한국어로도 대답을 못 합니다. 답은 맞았는데 이유는 "그냥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왜 생기나. 한국 과정의 평가는 최종 답을 묻습니다. 서술형이 있어도 정형화된 틀이 있어 사고 과정을 스스로 구성할 일이 적습니다. 반면 IB는 지시어7로 요구 수준을 지정하고, 지시어마다 답안의 생김새가 달라야 합니다.

어떻게 메우나. 매주 한 문제만 골라 풀이를 영어 문장으로 쓰게 합니다. 다섯 줄이면 충분합니다. 이 훈련이 뒤에 IA로 그대로 이어집니다.

In this question, show that the sum 1+2+3++n1+2+3+\cdots+n can be written as n(n+1)2\dfrac{n(n+1)}{2}, and hence find the sum of the first 50 positive even numbers.

지시어마다 답안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 다릅니다. 자주 나오는 다섯 개만 알아 두어도 답안의 형태가 잡힙니다.

지시어요구답안에 있어야 하는 것
Show that결과가 이미 주어짐거기에 이르는 각 단계
Hence앞의 결과를 사용앞 문항 결과를 명시적으로 인용
Find the exact value근삿값 금지분수·근호·로그 형태의 값
State이유 불필요결과만 간결하게
Justify이유 필수판단의 근거 문장

위 예제에서 뒷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계산해 답을 맞혀도, hence를 따르지 않았으므로 점수가 온전히 붙지 않습니다.

DP 전 두 해는 학년이 아니라 순서로 나눕니다

"몇 학년에 무엇을 하느냐"보다 "무엇을 끝내 두었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그리고 각 단계에는 끝났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 첫 해 전반 — 대수 기초를 계산 속도까지 끌어올리기. 판단 기준: 지수·로그·인수분해 20문항을 계산기 없이 풀 때 정확도와 속도가 둘 다 흔들리지 않을 것. 하나만 걸려도 아직입니다.
  • 첫 해 후반 — 함수와 그래프를 손으로 그리기. 판단 기준: 처음 보는 유리함수·지수함수의 개형과 점근선을 계산기 없이 스케치한 뒤 계산기로 확인했을 때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 둘째 해 전반 — 영어로 풀이 쓰기. 판단 기준: 자녀가 쓴 풀이를 제3자가 읽어도 단계를 따라갈 수 있을 것. 식만 나열돼 있고 연결하는 문장이 없으면 아직입니다.
  • 둘째 해 후반 — 트랙 확정과 IA 주제 후보 모으기. 판단 기준: AA인지 AI인지, HL인지 SL인지 근거를 대며 말할 수 있을 것. 그리고 관심 주제가 최소 세 개 적혀 있을 것.

이 네 가지를 끝내 놓고 DP에 올라가면, 그다음은 시험 형식에 맞춘 훈련의 문제로 좁혀집니다. 그 단계의 전략은 IB Math AA HL 7점 받는 법에 Paper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DP 전 두 해는 학년이 아니라 순서로 나눈다 — 대수 속도 · 손으로 그리기 · 영어로 쓰기 · 트랙 확정DP 전 두 해는 학년이 아니라 순서로 나눈다 — 대수 속도 · 손으로 그리기 · 영어로 쓰기 · 트랙 확정

이번 학기에 점검할 3가지

  1. 계산기를 덮고 그래프를 그려 보게 하세요. 유리함수 하나면 충분합니다. 점근선을 먼저 잡고 개형을 그리면 괜찮습니다. 값을 몇 개 찍어 점을 잇거나 아예 멈춘다면, 함수 감각이 아직 안 잡힌 신호입니다.
  2. 최근 시험지에서 맞은 문제의 풀이를 보세요. 쓰려는 방법과 대입, 정리가 줄로 남아 있으면 괜찮습니다. 정답만 있거나 두세 줄로 끝났다면, 외부 채점에서 점수가 새기 시작할 자리입니다.
  3. 관심 주제 세 개를 적어 보게 하세요. "내가 ○○을 하는데 거기에 ○○ 수학이 있다"처럼 좁게 나오면 괜찮습니다. "미적분의 역사" 같은 큰 제목이 나오면 IA 단계에서 헤맬 가능성이 큽니다.

셋 중 하나라도 신호가 잡힌다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쓸지 지금 다시 설계하는 편이 낫습니다. 학교 진도와 별개로 답안 형식을 잡는 일은 국제학교 1:1 수학 과외에서 제가 늘 가장 먼저 손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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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1. IB DP — 만 16–19세 대상 2년제 국제 대학입시 과정. 여섯 과목(각 7점)과 Core(최대 3점)로 구성되며 만점은 45점입니다.

  2. IA (Internal Assessment) — IB 수학의 탐구 보고서.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정해 쓰며 최종 성적의 20%를 차지합니다.

  3. May session / November session — IB DP의 두 응시 시기. 북반구 학교는 4월 말–5월 중순, 남반구 학교는 11월에 응시하며 학교별로 정해져 있습니다.

  4. 부분점수(method mark) — 최종 답이 아니라 풀이 과정의 각 단계에 배정되는 점수. 답이 틀려도 과정이 남아 있으면 상당 부분을 받고, 답만 맞고 과정이 없으면 받지 못합니다.

  5. AA·AI — IB DP 수학의 두 갈래. AA(Analysis and Approaches)는 해석·미적분·증명 중심, AI(Applications and Interpretation)는 응용·통계·모델링 중심이며 각각 HL·SL이 있어 모두 네 트랙입니다.

  6. GDC (Graphing Display Calculator) — 그래프를 그리고 함수를 분석하는 휴대용 계산기(TI-84, Casio fx-CG50 등). IB 수학의 일부 시험에서 사용하며 허용 모델은 IB가 공식 안내합니다.

  7. 지시어(command term) — 문제가 요구하는 답안의 수준을 지정하는 단어. Show that·Hence·Find the exact value·State 등이 있고, 같은 내용이라도 지시어에 따라 써야 할 분량과 형식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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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준
글쓴이
박세준

Mathiter 창업자 · 8년 국제학교 수학 전담 · 두 자녀를 해외 국제학교에서 양육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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